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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단

                                                                                            김영석(대구영광교회 담임목사)

 

1. 요약

 

이 책의 저자는 평생을 이단 연구에 몰두하다가 이단에 의해 살해당한 고 탁명환 소장의 장남 탁지일 교수이다. 그는 평온하게 말한다. ‘아버지께서 가시던 길을 억지로 갈거냐 아니면 감사하며 기쁘게 따를 것이냐에 대한 대답이 지금의 이 길이라고. 필자는 저자가 아버지의 어깨를 딛고 한층 풍성한 이단 연구가임이 느껴졌다. 왜냐하면 이전의 이단 연구가 선을 긋고, 분리하려는 경향이었다면, 저자는 피해자의 눈으로 이단 연구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눈으로 본다는 것은 이단으로부터 피해를 본 가족이나 그 당사자의 관점으로 바라보기에 이단에서 돌아올 수 있는 물꼬를 트는 것이기도 하기에 더욱 그러하다.

또 다른 이유는 이단에 대한 승리를 확신하며 이단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하나님의 의한 승리가 보장된 관점에서 훈련의 도구로 이단을 바라보며 그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저자의 연구가 한층 풍성한 세 번째 이유는 이단 연구로 인하여 교회의 현실을 보게 하기 때문이다. 이단 발흥의 시기가 교회 성장의 시기와 맞물려 있으며 동시에 교회의 정체성 확립의 계기가 되고 있음을 밝혀주고 있다.

저자는 이단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부터 이단의 어원적 기원과 교회사에 나타난 이단들, 한국교회사에 나타난 이단들을 거쳐 현재의 이단 연구와 대처에 대한 방안까지 제시하는, 그야말로 이단 연구에 대한 숲을 보게 하는 책이다.

 

먼저 1이단 문제를 바라보는 눈에서는, 저자의 체험과 목회적 안목이 담겨 있는 피해자의 눈으로 이단 문제를 접근하자는 내용이다. 피해자의 눈으로의 접근이야말로 이단 문제의 본질과 위험성을 명확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이단 문제를 바라보는 눈은 성서의 눈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이단의 발흥은 우리 신앙인들에게 걱정과 근심의 대상이 아니라 종말에 대한 성서의 예언과 같이 소망을 확고히 보여주는 신앙에로의 결단을 위한 도구로 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믿음의 눈으로 이단 문제를 접근하는 것이다. 즉 이단 사이비에 대한 문제는 승리에 대한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 즉 승리가 보장되어 있는 싸움임인 것이다.

저자는 성서에 예언된 대로 나타나는 이단 문제에 대하여 신앙을 다지는 도구로 사용하되 최후 승리가 우리 것이라는 믿음으로, 다가가는 방법은 피해자의 눈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2성서와 이단에서는, 이단을 지칭하는 헬라어 [ἁἰρεσις]가 원래는 선택을 지칭하는 의미였다. 하지만, 그 유대사회에서의 유대교는 그들에게 하나의 종교였으며, 문화였고, 공동체였음을 지적하면서, 다른 종교를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공동체와의 결별이며 사회적 고립을 의미하였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 원래 어원은 가치중립적인 개념이었다. 예수 공동체를 지칭하는 어휘로 사용되고 또 점차 사도시대부터는 교회 안의 분열이나 잘못된 가르침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사용됨으로 부정적인 가치판단이 내재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3기독교 역사와 이단에서는, 이단 정죄의 기준에 대한 것이다. 저자는 먼저 초대교회의 발전과 성장 그리고 성숙을 시기별로 설명한다. 그런 후, 초대 교회 시기에는 이단을 정죄하는 기준이 교회 공의회를 통해 확정된 신조에 의해서 정해졌음을 보여준다. 325년에 만들어지고 381년에 확정된 초대교회 공적인 신앙고백인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를 기준으로 하여 이단에 대하여 변증하고, 개종자들을 교육했으며, 기독교의 정체성을 알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시기의 이단들인 영지주의자들, 아리우스파, 몬타누스파 등을 분별하는 기준이 이 신조가 되었다.

그러나, 중세에는 초대교회와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중세 유럽사회에서의 교회는 그 당시 사람들에 있어서 여전히 종교일 뿐 아니라, 문화이며 공동체였다. 그렇기에 교회의 권위는 교회에서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즉 교회의 권위는 절대적인 것이었다. 따라서, 중세에는 이단들을 분별하는 기준이 된 것은 중세교회의 권위였다. 교황의 권위에 도전한다는 이유로 박해받고 이단으로 정죄되었다.

종교개혁자들에게는 비성서적인 로마 가톨릭이 이단이었다. 종교개혁을 통해 교회의 권위가 아닌 하나님의 말씀 중심의 개혁주의 신앙이 확립되었기 때문이다. 즉 이후로부터 이단 분별의 기준이 교권이 아니라 성서된 것이다.

 

4북미 기독교와 이단에서는, 캘리포니아대학교(UCSB) 종교연구소에서 분석한 새로운 미국 서부지역 종교운동들의 특징을 5Ps로 정리하면서 이단의 발흥과 교회의 상관관계를 설명한다. 먼저 5Ps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종교 운동은 종교지도자(Prophet)을 필요로 한다.

둘째, 종교 지도자는 기존의 종교적 가르침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가르침(Promise)을 가지고 있다.

셋째, 새로운 교리뿐만 아니라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Plan)이 필요하다.

넷째, 새로운 종교 운동은 다양한 사회적 요인들로 인해 그 성패의 가능성(Possibility)이 영향을 받는다.

다섯째, 새로운 종교 운동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전하게 그들의 종교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장소(Place)가 필요하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국에서의 부흥의 시기 즉, 조나단 에드워즈로부터 찰스 피니까지의 부흥의 역사 중에 발흥된 이단, 특히 몰몬교를 예를 들면서 설명한다. 부흥의 결과 성장한 교회가 각 교파주의로 치닫고 있을 때 몰몬교가 발흥한 것을 설명하면서, 이단의 발흥이 교회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다. 즉 이단들은 교회의 문제점들을 부각시키면서 주변 사회의 동의를 얻는 방식으로 타당성을 확보해 나간다.

 

5한국 기독교와 이단에서는, 일제하의 정치 사회적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한국교회 내 신비주의적 경향의 기독교 이단운동의 발흥이 일어났음을 김백문을 위시한 문선명, 박태선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설명한다. 특히 일제하 이단운동의 특징은 성()적 접근이 두드러진다. 그 사상적 근원은 기독교 근본원리(1958)을 쓴 김백문인데 문선명의 원리강론, 정명석의 30개론으로 이어진다.

또한 저자는 한국전쟁과 이단 발흥을 연관시켜 설명하면서, 서북지역에서의 일제 공업화 정책에 영향으로 이뤄진 경제적 성장과 정통적인 질서가 없었으나 교육열기가 높았던 사회적 상황, 그리고 네비우스 선교정책을 집중적인 적용과 청일 전쟁 러일전쟁의 가장 큰 피해 지역이라는 교회사적 상황으로 교회의 성장 원인을 규명한다. 그러나, 서북지역의 성장은 비()서북지역의 열세를 의미하는데, 서북지역에서 가장 동떨어진 부산이 이단 운동의 옥토가 된 것이다. 전쟁으로 피난민이 일시에 늘어나지만, 기독교 전래에 있어서 비()서북지역으로 정통신앙에 거리를 두고 있으며, 불교가 강성한 지역인 부산이 외국과의 교류가 오래전부터 활발했다. , 전쟁 피난민의 절박함과 정통신앙의 규제가 비교적 약한 부산이 이단운동의 발흥의 옥토가 된 것이다.

저자는, 안식교 계열로 급성장하는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의 설립자 안상홍은 1964년 부산 해운대에서 포교를 시작했고, 1954년 계정열이 산성 기도원을 시작한 곳도 부산 동래구 온천동이었다. 1958년 여호와새일교단의 이유성의 시작도 부산 영도, 1970년 박태선의 한국예수교전도관부흥협회도 부산지역, 류광수의 다락방도 부산 영도, 일본계 신흥종교인 천리교도 부산 영도였음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세칭 통일교)도 부산 범내동에 거점을 두고 시작하였는데, 이단 발흥의 특징에 걸맞게 정치 경제 사회적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성장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든다면 군사정권하에서의 반공운동이나 1959년 미국 포교 당시 베트남 전쟁 참전운동 등이다.

 

6우리 주변의 이단들에서는,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 구원파를 간략하게 설명함으로써 7장으로 이어지는 최근 이단들의 특징들을 보여주고자 했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는 과거와 달리 소수의 교회에 인정받기를 포기하고, 다수의 주변사회에 공신력 획득을 위해 사회봉사활동에 포교활동의 전력하고 있다. , 사회봉사를 보도 매체로 홍보하고 그를 근거로 정부기관에 표창장을 받고 다시 그를 홍보하는 식으로 주변사회로부터 공신력을 얻고 있다.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은 성서와 기독교 역사가 보여주듯 이단은 항상 교회 안에서 생겨남을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특히 그 포교방법이 그러하다. 교회 안으로 침투하여 성도들을 미혹해 가고 있다. 성경만 가르친다는 슬로건으로 시나리오 작가, 대학 연구원을 가장하여 설문조사로 접근하여 교회 밖 무료성경공부로 이끈다거나 UCC를 통하여 포교하고 있기에 교회 밖 성경공부의 위험성을 알릴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구원파는 설립자인 권신찬과 그 사위 유병언이 중심된 기독교복음침례회, 여기서 독립한 이요한 대한예수교침례회 서울중앙교회, 그리고 박옥수의 기쁜소식선교회가 있다. 권신찬과 유병언의 기독교복음침례회는 구원받은 후 다시 회개할 필요가 없다고 가르치는 등 주기도문, 십계명, 기도도 거부하는 이단으로 환경단체인 한국녹색회를 통하여 포교하고 있다. 이요한의 서울중앙교회는 권신찬이 사업에 몰두하자 사업과 교회의 분리를 주장하며 1983년 이탈하여 생명의말씀선교회, 영생의말씀사를 통해 포교를 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박옥수의 기쁜소식선교회는 기쁜소식사, GNN방송, IYF, 링컨스쿨 등을 통하여 포교하고 있다.

 

이들 이단의 특징들을 설명하는 7장에서는, 최근 이단들은 성서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과거 이단들의 일반적인 이미지였던 가정 파괴, 사회질서 문란을 거부하고, 가정의 가치를 옹호하고 친사회적인 활동을 함으로써 주변사회의 공신력을 얻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건전한 신흥종교로 인정받기 위한 종교적 포석이라 하겠다. 세 번째 최근 이단들의 특징은 세계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통일교, 구원파, 만민중앙교회, 예수중심교회, 안상홍증인회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에 한국 선교 취약지역에 사회봉사활동을 매개로 그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이단들에 대한 정보와 대처 방안을 공유하고, 공신력있는 단체들의 사이버 공간에서의 네트워크 건설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8디지털 시대와 이단9‘21세기 한국교회의 이단 대처에서는, 샛별선교원에서 행해지는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의 유아교육, 삼육초중고와 대학교로 이어지는 안식교의 영어교육, 구원파 박옥수의 IYF를 통한 영어 캠프, 통일교의 청심국제중고등학교 특화교육, JMSCGM자원봉사단을 위시한 각 이단들의 사회봉사, 공교육을 거부하며 교리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는 여호와의 증인, 선물로 천부교 모임으로 이끌고 있으며 각종 인터넷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감성과 연대의식 공유에 영향을 주는 오디오-비쥬얼로 접근, 스마트폰을 통한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소셜 네트워크로 포교는 물론 내부 신도관리과 통제도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또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인터넷, 청각 장애인을 위한 수화 교리 DVD 등을 통한 포교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저자는 하나님의 교회는 소셜 네트워크, 가가호호방문, UCC 등 가장 경계해야 할 이단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신천지가 비밀스럽게 하던 포교를 공격적으로 바꿨다.

이들에 대한 교회에서의 대처가 절실하다. 저자는 이단 대처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공신력 있는 이단 정보 수집과 항상 새로워지는 교회 즉 끊임없이 개혁되고 또한 개혁하기를 쉬지 않는 교회의 노력, 이단 제품의 불매 운동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2. 평가

저자는 이단의 역사를 살펴봄에 있어서 그 어원과 역사적인 기원에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개관하고 있다. 먼저 그는 이단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기존의 시각보다 진일보한 태도를 취함으로 이단을 보는 시각을 환기시키고자 했다. 이제까지 부정적으로만 접근하던 이단 문제를 피해자의 시각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이단에 빠진 피해자와 더불어 함께한 가족 성원의 아픔을 안고, 나아가 그들이 돌아올 경우를 대비할 수 있기에 더욱 중요한 접근방법이라 하겠다. 예를 든다면 서서히 와해되고 있는 신천지의 경우, 이탈자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들이 기존의 교회 안에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준비는 피해자의 눈으로 보지 않고는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초대교회, 중세교회, 종교개혁이후의 교회에서 나타난 이단 규정 기준들을 살펴봄으로써 교회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또한 다양화할 수 있다. 이단이라는 주제로 교회사의 흐름을 살펴볼 때, 특히 이단을 규정하는 기준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과거를 통해 현재에 전달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교훈이 있을진대 이단 규정 기준을 짚어주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고, 이단이 횡횡하고 있는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하다 하겠다.

저자는 북미 기독교 특히 교파주의로 나눠진 북미 기독교와 그 영향에서 시작되고 성장된 한국교회를 대비하여 그 시대적 배경 즉 정치, 사회, 경제적인 배경과 이단 발흥의 상관관계를 설명함으로써 기존 이단들의 생성과 발전 요인을 볼 수 있었다. 그 발흥 배경을 보면서 한국교회가 취해야할 이단 대처 방안을 함께 모색함으로 이단 문제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 대처 방안을 제시하고 네트워크를 제안함으로써 실제적인 적용이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특히 최근 이단들을 예를 들면서 그 특징들을 정리한 것은 주요하다 사려된다. 또한 21세기 한국교회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것인지 충분히 살펴볼 수 있는 제안들이다. 저자가 말하는 이단의 발흥 시기는 교회 부흥의 시기이며, 또한 교회의 문제점을 볼 수 있다는 통찰은 대단하다. 이단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교회가 끊임없이 개혁하는 것임을 피력하는 것 또한 그러하다.

끝으로 저자는 부록에서 유럽, 북미, 한국에서의 신흥 종교운동에 대한 연구를 설명하고, 한국에서 이단 연구에 대한 제안으로 비판과 대처를 넘어 이단 피해의 회복과 치유에 초점을 맞춰야 함을 역설하면서 글을 끝맺고 있다. 이는 저자가 서두에 밝힌대로 다시 한번 더 강조하는 것으로 피해자의 시각으로 이단 문제를 접근하고 대처하는 것이리라.

 

독자로서의 필자는 이단 문제를 짚어보면서, 나무를 먼저 볼 것이 아니라 숲을 보기를 권한다. 이단 문제에 있어서 숲을 볼 수 있는 좋은 책이 바로 이 탁지일의 이단이기에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