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인간 불가해한 존재

 

 

  이 땅위에 있는 모든 존재 중에 인간보다 더 알기 힘들고(puzzling), 일관성 없으며,(inconstant), 변덕스러운(unfixed) 것은 없다.  우리가 인간이라 부르는 존재를 통해, 그렇게 많은 실들은(threads), 일찌기 그것들을 풀 수 있는 희망조차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때때로 우리는 마치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계속되는, 아주 큰 축제가 있는 것처럼 느끼는데, 그 때 행복한 생각들이나 상상들은 기쁨과 희열로 우리를 가득 채운다. 그때 우리의 내적 자아는, 다시 하나의 바쁜 시장터, 즉 귀청이 떨어질 것 같고 귀에 거슬리는 혼란스러운 소리들로 우리의 귀를 가득 채우는 목소리들, 그 비명지르고 고함치는 목소리들로 어지러운 시장터처럼 된다. 다시 말해서, 마치 우리의 마음은 끊임없는 비가, 시든 나뭇잎들 위로 쏟아지는 가을 숲과 같다는 말이다. 울부짖는 슬픔에 잠긴 장송곡처럼 단조로운 빗방울, 나뭇가지들의 부러짐, 단풍잎들의 낙하 - 이 모든 것은 우리로 하여금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울적함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바람과 폭풍이 그 영혼을 관통하며, 파도를 세차게 일으키어, 사납고 분노한 힘으로 그것들을 강타하고 지나가는 때가 있는데, 그 때 우리의 마음은, 마치 파도가 끊임없이 넘실거리는 거칠고 사나운 바다와 같은 것처럼 보인다.

 

  인간이여! 도대체 누가 인간 존재의 깊숙한 곳에 숨겨진 그 무엇을 헤아릴 것인가?

 

  인간이 실로 위대할 수 있는 순간들이 있다. 예를 들면 그들이 난파되었을 때, 죽음이 그들을 삼킬 바로 그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 자리에 남아 있는, 많은 바다 선장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우리를 크게 감동시키며, 우리는 인간이 위기의 상황가운데서 행해왔던, 그리고 행하고 있는 영웅적이고도 희생적인 위대한 행동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파스퇴르( Pasteur 1822 - 1895 프랑스 화학자, 세균학자; 역자주) 와 다른 사람들처럼 그런 과학 분야에서의 위대한 사람들을 생각해보라! 우리가 그들의 전기를 읽을 때, 그들이 불멸의 힘을 가지고, 종종 커다란 신비들 때문에 고통당하는 인류를 위해 이룩해 놓은 것들에 대하여, 우리는 경이로움을 표하며, 우리의 마음은 깊은 존경심으로 가득찬다.

 

  그러나 그것은 잘 알려져 있는 예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주위를 둘러볼 때, 우리는 많은 여성들과 대가족의 어머니들을 본다. 그들은 매일 희생과 절제(denial)속에서, 온갖 종류의 어려움 아래에서, 아이들의 보호와 필요에 스스로 헌신한다. 인간의 마음속에 살아움직이는 이 모든 놀라운 일들은, 커다란 기쁨의 원천이다. 여러번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들에서 깊이 감동을 받으며, 그럼으로써 우리는 올바르게 말할 수 있다.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가! 라고.

그런 다음 눈부시도록 대조적으로 우리는 인간이 짐승같은 행동으로 스스로를 나타내는 것을 본다.

 

  어느날 저녁 몇몇 친구들과 더불어, 우리는 한 중국인 강도 집단이 한 마을을 습격하고, 가장 추악한 방법으로 행동했다는 보도를 토의했다. 그들은 모든 집을 불태웠고,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가치있는 것은 모조리 강탈했으며 모든 남자와 여자 그리고 아이들까지도 노예로 만들어버렸다. 심한 혐오감(disgust)과 분노(indignation)를 가지고, 우리는 이것들을 읽고 토론했다. 그 때 갑자기,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우리의 결말에 이르렀다. “우리 각자는 어떤 상황아래서 그런 미치고 정신나간 상태로 떨어질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이 질문이 얼마나 우리를 떨게하고, 전율하게 하는가를 기억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어떤 상황과 조건아래서는 그와 같은 동일한 일들을 저지를 수 있음이 틀림없다는 것을 인지했다. 우리는, 미움과 증오, 그리고 인간의 마음속에 숨겨진 혐오의 분화구(volcanoes)들이 있으며, 그것들은 어떤 비극적이고도 불운한 순간에, 제정신이 아닌 잔혹함으로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인간은 얼마나 위대하며, 동시에 얼마나 말할 수 없는 하찮은 미물(small)인가! 즉 인간은 모든 다른 피조물보다 강하지만, 모든 것중에 가장 불쌍하고 나약한 존재이다! 한편으로는, 질서있고 직관적(intuition)인 하나의 천국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혼란과 공포의 지옥이다. 인간은 의무에 전념하는 영웅일 수 있으며, 그의 광기와 잔혹성에 있어서 비열한 동물일 수 있다. 즉 가장 아름답고 순수하면서도 가장 혐오스럽다. 지금은 숭고하지만 그다음에는 다시 땅 표면위에 기어다니는 어떤 다른 피조물보다 더 비천하게 된다.

 

  내가 일반화할 수 없다는 것을 내게 말하지 말라. 즉 내가 모든 인간을 하나의 범주 안에 놓아둘 수 없다고 말하지 말라. 인간은 두 부류 즉, 고상하고 존경스러운 인간과 짐승 같고 보다 열등한 동물로 분리되어야 한다고 내게 말하지 말라.

 

  나는 어떤 더 이상의 것을 믿지 않는다. 본질적이고 실질적인(solid) 그리고 진정한 모든 인간에게는 동일한 틈(chasm)과 심연(abyss)이 존재함을 나는 믿는다. 우리의 현재 세계가 우리에게 그것을 증명하는 풍부한 자료를 제공해준다고 나는 믿는다. 심지어, 사람들 가운데 가장 온유한 사람들 안에도, 숨겨진 화약이 충분히 있다고 믿는다. 일반적인 폭발에 있어서, 그 화약은 제어장치(brake)와 제한(bound)없이 그들을 존재토록 할 것이다.

 

  인간의 삶이, 신적인 배경에 관한 그렇게 활력있고 흥미진진한 담화를 이해할 수 있으며, 한 순간 만이라고 그들이 우리의 현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옛 사람들은 누구일까? 우리의 조상, 그들은 만일 우리가 보다 많은 학교를 세우기만 한다면, 인간이 보다 크고 완전한 신장(stature)을 갖출 것이며, 점점 더 훌륭하게 자랄 것이라고 확고히 믿는다. 만일 그들이 “인간”이라는 단어가 그런 무섭고 끔찍한 소리를 얻은 오늘날의 일간 신문을 읽는다면, 그들은 과연 무슨 말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