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그리스도의 인성에 대한 이단운동 

미혹하는 자가 많이 세상에 나왔나니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임하심을 부인하는 자라

이것이 미혹하는 자요 적그리스도니

 너희는 너희를 삼가 우리의 일한 것을 잃지 말고

오직 온전한 상을 얻으라 (요이1:7~8)

 

 교회의 초기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의 실제성 또는 인성의 완전성을 부인하는 이단들이 등장하였다. 먼저 '도케니즘' (假現設, Doceticism)은 그리스도께서 사랑의 몸으로 오신 사실을 부인하였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몸이 실제적인 살과 피로 된 것이 아니라 다만 눈에 보이는 듯하다가 사라져버리는 환각이나 환영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이 예수님의 인성의 실재성을 부인한 가현론자에 대한 최초의 언급이 요한일서에 나타난다(요일 1:1~3, 2:22, 4:1~3, 요이1:7).헬라 영지주의(Gnosticism)의 이원론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1세기에서 3세기 경 까지 계속된 기독교 영지주의 운동이다. 헬라 영지주의 철학을 기독교 가현설로 발전시킨 자가 사도행전 6장의 일곱 집사 중 안디옥의 개종자 니골라였고, 계시록 2:6과 2:15에 나타난 니골라당은 바로 이 가현론자들을 지칭한 것이라고도 한다.

 교회사에서 가현설은 주후 110년경(2세기 초) 안디록의 익나티우스(Ignatius)가 그리스도께서 외양만으로 고난을 당하였다고 하는 불경건한 자를 비판하고 그리스도의 육체의 실제성을 주장한 것에 등장한다. 그리고 주후 200년경 안디옥의 세라피온의 서신에 베드로 복음서(가경)가 가현설에 의해 오염되었기 떄문에 독경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가현론자'(도케타이)에 대한 언급이 나타난다. 말시온주의(Marcionism)가 인성 부정에 있어 극단적 가현론자라고 할 수 있으며, 그들은 예수의 인성을 부정하기 위해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의 탄생과 유아기에 대한 기록을 아예 삭제하였다. 구체적인 조직과 종파를 형성한 것은 아닐지라도 이러한 가현설적인 경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플라톤의 이원론과 초기 헬라적 영지주의의 이원론에 기초하여 영혼에 대비하여 물질(육체)은 덜 실재적이고 도덕적으로 악한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예수님은 신성만 소유하셨으며, 단지 인간이 된것처럼 보였을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모든 물질은 악하고 하나님은 완전히 거룩하심으로 신성을 가지신 그가 실제 물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것이다. 예수님의 인간성(육체적 본질_은 실재가 아니고, 단지 눈에 보인 듯하다가 사라지고 마는 하나의 환각과 환영이었을 뿐이라고 한다.

 따라서 십자가의 수난도 비현실적인 가상적 환영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처녀가 9개월간 임신한 후에 아기를 출산하는 것처럼 임신 기간 동안에 마리아가 물질적인 것을 예수에게 공급하였다면, 그것은 예수님의 신성과 도덕적 선을 변질시킬 수 밖에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예수님이 마리아에게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형체를 갖춘 몸이 아닌 영적인 몸이 단지 동정녀 마리아를 통해 전달되었다는 것이다. 즉 수도관을 통과하는 물처럼 마리아를 통한 단순한 전달로 생각하였다. 따라서 마리아는 하나의 운송 수단이요 아무 것도 예수님에게 실제적으로 전하거나 영향을 주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갈 4:4, 롬 1:3, 9:5에서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가지고 여인의 몸에서 나셨다는 것을 증거하고 있다.

 

 아폴리나리우스주의(Apollonarianism)는 예수님의 인성을 축소시킨 이단이다. 예수님은 참된 인성을 취하셨으나, 인간 본질 전부를 취하지는 아니 하셨다고 주장하였다. 주후 361년 경에 라오디게아의 감독이었던 아폴리나리우스(Apollonarius)는 니케아 공의회에서 신성을 부인한 아리우스(Arius)에 대항하였던 정통 기독론자인 아타나시우스(Athanasius)의 친구이자 동료였다. 그러나 신성을 부인한 이단에 대한 지나친 역반응으로 그리스도의 신성만을 강조하고 인성을 축소시켜 생각하게 되었다.

 예수님은 복합적인 연합체로 그 합성물의 일부만이 인간이며, 나머지 모두는 전적으로 신이시라는 것이다. 그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요1:14) 라고 하는 본문에만 기초하여 예수가 소유한 인간 본질의 유일한 면은 오직 '육신'(몸) 뿐이라고 생각하였다. 육신만은 자체로서 생명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을 움직이기 위해 "생명의 불꽃" 즉 신의 로고스(말씀)가 인간의 영혼을 대신했다고 한다.

 따라서 육체적으로는 인간이지만, 영적으로는 인간이 아니고 그 영혼은 신적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이중적으로 분할된 인간이먀, 인간이 가지는 의지, 이성, 정신이 결여 된 이상한 인간으로서 결국 예쑤님의 참된 인성을 부인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인간의 육신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혼에도 구원이 필요하고 그리스도의 구속의 사역이 적용되어야 할 것을 올바로 인식한 당시의 교회 지도자들에 의하여 주후 381년 톤스탄틴노플 공의회에서 이단으로 정죄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권하시기 위해 완전한 인간이셔야만 했다(히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