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그리스도인과 가정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
(엡 5:21)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정은 인간 제도 중에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근본적인 것이다. 성경은 가정을 신앙과 사랑으로 결속하여 함께 살아가는 영적인 공동체와 자녀들을 성숙한 신앙인으로 양육하는 신앙훈련의 장소로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님은 선명한 권위와 책임의 테두리 안에서 가정의 체계를 세우셨다(고전 11:3, 골 3:20). 그 권위 구조에 의하면 남편은 하나님의 인도 하에서 생활하며 하나님 앞에서 가정을 지도하고 보살필 책임을 진다. 또한 아내는 남편의 인도 하에서 생활하고 집안 일을 돌보며 자녀들을 보살필 책임을 진다. 즉 아내는 남편을 위해서 그리고 남편을 대신하여 자녀에게 권위를 행사해야 한다.
자녀는 양친의 지도를 받아 생활하며 매사에 주 안에서 부모에게 순종해야 한다. 물론 그 모든 권위와 지도력의 행사는 강압적인 전제의 형태라기 보다는 봉사의 형태를 취해야 하며, 항상 사랑 안에서 행해져야 한다(엡 5:22~6:4, 골 3:18~21, 벧전 3:1~7).
제4계명은 가정의 머리(남편)에게 자신의 전 가족을 안식일(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도록 지도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제5계명은 자녀들에게 부모를 존경하고 순종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출 20:8~12, 엡 6:1~3). 예수께서 친히 이러한 부모에 대한 순종의 모본을 보여 주셨다(눅 2:57). 그 후에 예수님은 부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경건을 가장하는 자녀들의 외식적 행위(“고르반”)를 단호히 책망하셨다(막 7:6~13). 그리고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시기 전에 앞으로 모친 마리아를 부양하기 위한 섬세한 배려를 잊지 않으셨다(요 19:25~27). 가정은 하나님과 경건에 관하여 가르치고 배우는 신앙교육을 위한 공동체이다. 가정에서 부모는 자녀들을 온전한 신앙의 인격자들로 훈련할 책임을 지닌다. 부모는 가정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거룩을 가르치고 보여 주면서 자녀들이 그 사랑과 거룩을 본받아 살아가도록 양육해야 한다(엡 5:1~2). 또한 부모는 가정을 통하여 하나님을 가정의 주님으로 믿고 의지하면서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복종하는 삶의 모습을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보여주어야 한다. 이처럼 부모는 항상 모범을 통하여 자녀들에게 하나님을 소개하고 또한 기도를 통하여 자녀들을 하나님께 소개하는 가정에서의 제사장적 직무를 잘 수행해야 할 것이다(벧전 2:9, 레 9:7).
가정에서 자녀들은 이러한 부모의 가르침과 모본을 따라야 하며(창 18:18~19, 신 4:9, 6:6~8, 11:18~21, 잠 22:6, 엡 6:4), 그 교훈을 자신들의 삶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잠 1:8, 6:20). 자녀들의 잘못을 교정하기 위한 훈련을 의미하는 징계는 자녀들이 어린아이와 같은 어리석음을 버리고 자신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지혜를 얻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하다(잠 13:24, 19:18, 22:15, 23:13~14, 29:15,17). 하나님의 거룩한 가정에 선한 목적을 가진 사랑의 징계가 있는 것처럼,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가정에서도 그러한 징계가 꼭 필요하다(잠 3:11~12, 히 12:5~11).
가정은 하나의 영적인 공동체로서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수 24:15)고 한 여호수아의 선언은 가정의 역할을 잘 보여 준다. 그리고 구약의 유월절 제사는 가족 행사로 드렸다(출 12:3). 따라서 우리의 가정도 항상 하나님을 섬기는 신령한 예배 공동체이어야 한다. 또한 신약 시대의 가정은 그리스도인의 아름다운 헌신과 복음전파의 단위체였음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행 11:14, 16:15, 31~33, 고전 1:16). 그리고 교회의 직분을 맡기에 적합한 자를 평가할 때에도, 그가 자신의 가정을 잘 인도하는 지를 살폈다(딤전 3:4~5,12, 딛 1:6).이는 건강한 가정생활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을 잘 섬기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