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그리스도인의 자유

 

그리스도께서 우리로 자유케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세게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갈 5:1)

 

  타락 이전의 인간의 선과 악을 행할 수 있는 자유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타락 이후의 인간은 선과 악을 행할 수 있는 이유는 남아 있었으나, 선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은 상실하였다(신30: 19, 요 6:44). 따라서 타락한 상태의 인간에게는 다만 악을 행할 수 있는 능력만 남아 있게 된 것이다. 그 마음의 생각과 계획은 항상 악할 뿐이다(창 6:5, 8:21, 고전 2:14, 시 14:15). 이처럼 타락한 인간은 선을 행할 능력이 없는 무능한 자유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가 기뻐하는 대로 행할 자유는 여전히 그대로 소유하고 있으나, 죄로 인한 전적인 부패와 무능으로 선을 행하기를 기뻐하지도 않으며, 선을 행할 능력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값을 주고 사사고 성령이 부여해주시는 자유는 단순히 외적 속박에서 풀려난, 그 이상의 것이다. 거듭난 사람에게는 성령 하나님께서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능력을 주셨기 때문에 그의 자유는 “참으로 자유”(요 8:36)한 것이며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롬 8:21)이다. 또한 그것은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소원하여 행할 수 있는 내면적 능력의 회복이다. 불신자들도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으나 그 자유는 율법과 죄와 사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창 4:13,14). 그러나 성령 안에서 누리는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난 참된 자유이다.

  첫째, 그리스도인은 구원의 수단이던 율법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리스도안에 있는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자들은 더 이상 율법 아래 있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 아래에 있다(롬 3:19, 6:14~15, 갈 3:23~25). 그리스도께서 우리 대신에 이미 그 모든 율법에 대한 완전한 순종을 이루셨고 그 율법의 요구를 다 만족시키셨기에, 이제 우리는 구원을 얻는 수단으로 하나님의 율법을 완전하게 지켜야 할 의무로부터 벗어났다.

  둘째, 그리스도인은 죄의 지배로부터 자유롭다(요 8:34~36, 롬 6:14~23). 하나님의 자녀들은 성령의 능력으로 거듭나고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생명 안에서 그리스도와 연합하며(롭 6:3~11) 살아간다. 이건은 그들 마음속의 깊은 소원이 이제는 의를 행함으로써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롬 6:18,22). 죄의 지배를 받는 것은 지속적인 불순종의 행위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증오와 반항으로 계속 하나님의 법을 지키려는 마음을 전혀 가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마음의 근본적인 변화를 받아 자유케하신 은혜를 감사하면서 항상 성령의 지배를 받게 된 것이다. 그래서 율법에서 벗어난 우리는 “영의 새로운 것으로 섬길 것이요. 의문의 묵은 것으로 아니할지니라”(롬 7:6)고 하였다. 이것은 이제 하나님의 법에 대한 순종이 이전과는 달리 즐거움으로 변했고 항상 자원하여 감사함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을 말해준다.

  셋째, 그리스도인은 죄의 결과인 사망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에게는 사망의 쏘는 것과 형벌적인 면이 제거되고 “무덤의 이기는 것”은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고전 15:54~57). 그래서 죽을 때 하나님의 자녀는 죽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수 안에서 잔다고 하였다(창 2:17, 막 7:10, 롬 6:9, 살전 4:14).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성령 안에서 누리는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방종과 육체의 기회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벧전 2:6, 갈 5:13).

그것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라 자유를 구실로 삼는 새로운 속박일 뿐이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하나님의 종이 되기 위하여 죄의 종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자유일 뿐만 아니라 회복된 능력을 의미한다. 방종은 사단이 참 자유 대신으로 보여주는 헛되고 속이는 것일 뿐이다. 오늘도 죄인들은 자신의 도덕적 표준을 스스로 설정하고 그 자신의 뜻을 행하는데 있어서 그 어떤 제한도 받지 않고 스스로 주권자가 될 수 있다는 사단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스스로 속이지 말라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 6:7~8)고 하였다. 하나님의 율법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의 능력을 따라 자원하여 감사함으로 성취하려고 애쓰는 내면적인 소원과 능력,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참 자유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율법에 개의치 않고 내가 스스로 삶의 주권자가 되어 내가 기뻐하는 바대로 행하고자 하는 소욕과 의지는 방종이며,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명백한 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