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제3계명 :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나 여호와는 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

(출 20:7)

 

첫째 계명은 참된 예배의 대상을 말씀하셨고, 둘째 계명은 참된 예배의 방법을 명령하셨다. 그리고 셋째 계명은 하나님을 진실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예배할 것을 즉 참된 예배의 정신을 명령하고 계신다. 제3계명은 거짓된 대상을 예배하거나 거짓된 방법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잘못이듯이, 거짓된 정신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도 하나님의 진노를 피할 길이 없다는 가르침이다.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이름은 하나님의 본성과 사역과 말씀하신 바를 나타낸다(창 1:1, 시 20:1, 135:3, 요 1:12, 17:6, 미 4:5).

따라서 하나님의 이름을 모욕하는 것은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히 하는 것은 하나님을 경외함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이름(여호와, 엘로힘, 엘, 아도나이, 엘리욘, 엘샤다이)은 우리의 찬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하나님의 거룩한 속성과 놀라운 행사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우리가 하나님을 예배하고자 할 때에는 항상 그의 이름을 거룩히 불러야 한다. 우리는 예배시에 하나님의 이름을 부름으로써 그의 거룩한 본성에 호소하여 기도하며, 그의 행하신 일을 기억하여 찬송하며, 그의 말씀하신 바를 경청하여 성경을 읽는다. 이처럼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많이 부르고 높이는 것은 복되고 아름다운 일이다. 제3계명은 적극적인 의미에서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을 열심히 불러야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연약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주신 선물을 잘못 사용할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하나님은 제3계명을 주셔서 그러한 죄를 범하지 않도록 경고하시는 것이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亡靈)되이’ 일컫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성호를 “소홀하게” 혹은 “생각 없이” 부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계명은 하나님의 이름에 대하여 헛되고 부질없는 그리고 경솔하고 모욕적인 그 모든 언행심사(言行心事)를 금하고 있다. 그러면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인가?

(1) 확실하고도 정당한 목적 없이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이다. 하나님의 영광과 이웃의 영적 유익을 위한 선한 목적 없이 영광과 위엄으로 충만한 그 높고도 거룩한 이름을 가벼운 입술로 헛되이 부르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모독일 수밖에 없다.

(2) 성호에 합당한 진지함과 경외심 없이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이다.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 때는 언제나 하나님의 존엄과 영광을 묵상하면서 진지하고 엄숙한 태도와 중심에서 우러나오는 예배의 말로써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한다. 일상생활의 헛된 객담에서 사용하는 간투사처럼 이리저리 불러대어도 좋은 이름이 아니다. 진지하고도 엄숙한 태도 없이 예배에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바로 하나님의 이름을 헛되이 부르는 행위에 속한다.

(3) 순종이 없는 입술만의 위선(僞善)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이다. 우리의 기도가 생활에서 부인되고, 우리의 찬양이 매일의 죄 때문에 좌절될 때, 우리는 역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자들이다. 입술로는 ‘주여! 주여!’ 하면서도 죄악된 생활을 계속한다면 그는 하나님을 노엽게 하고 조롱하는 자이다(눅 6:46).

(4) 거짓 맹세와 불경한 서약을 위하여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이다. 하나님과 교회 앞에서 서원과 맹세를 하고도 그것을 지키지 않거나 더디하는 자는 하나님의 이름을 만홀히 여기고 더럽히는 자이다(신 23:21, 전 5:4, 레 19:12, 렘 5:2). 또한 진위(眞僞)의 여부를 알지도 못하거나 허위인 줄 알고서도 진실이라고 맹세하여 증언하는 것은 죄 중에서도 중죄(重罪)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거짓의 아비에게서 사주받은 거짓말을 하기 위해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빙자했기 때문이다(사 65:16, 슥 8:17). 그 외에도 일상적인 대화에서 악한 저주와 욕설을 위해 하나님의 이름을 도용하는 경우와 분별없이 하나님의 거룩하신 말씀을 오용하거나 하나님의 뜻을 빙자하여 자신의 욕망을 정당화하는 경우도 모두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범죄 행위들이다.

 

하나님은 자신을 모독하는 우리의 일상적 범죄를 몸서리치도록 격노하신다. 제3계명을 범하는 자가 비록 사람에게서는 형벌을 피할 수 있을지라도 하나님은 저로 하여금 공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도록 하실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을 예배하되 항상 “신령과 진정으로”(요 4:24) 그리고 “참 마음과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자”(히 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