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셋째 간구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다시 두 번째 나아가 기도하여 가라사대 내 아버지여 만일 내가 마시지 않고는

이 잔이 내게서 지나 갈 수 없거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하시고

(마 26:42)

 

 

 

 

이 간구는 앞의 두 간구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서 하나님에 대한 간구 전체를 마무리하는 기도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의 뜻의 실현 없이는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게 여김을 받게 할 수도 없고,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복음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은 근본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에서 드러났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잃어버린 자를 사랑으로 찾아오사 그들의 친구가 되시고(요 6:39, 마 18:12~13,14), 또한 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대속적인 희생의 죽음을 죽으심으로써(막 14:36, 갈 1:4, 히 10:9~10)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셨다. 우리는 그러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받은 그리스도인으로서(갈 1:4, 엡 1:5, 히 10:10)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의 최종적인 완성을 향하여 나아가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사건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은 궁극적으로 이루어졌고, 하나님의 종말론적인 나라는 이 땅에 이미 실현되어지고 있지만, 그러나 사단과 죄의 세력은 여전히 이 땅에서 그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어둠의 세력은 여전히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재창조되어야 할 우리의 모든 영역을 혼란시키고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하나님의 이름 대신에 인간의 이름이 높아져 있고, 하나님의 나라 대신에 인간과 사단의 나라들이 득세하고 있다. 따라서 주님은 이 땅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도록 하고, 모든 사람의 영역에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왕권이 미쳐지도록 하고, 그리고 하나님의 뜻이 우리의 역사 안에 이루어지도록 우리가 계속 기도하고 노력할 것을 명령하셨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의 땅과 역사 안에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하여 예수님의 삶이 우리에게 좋은 지침이 될 수 있다. 예수님은 크게 두 가지 방면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서 이루셨다. 하나는 그 당대에 버림받고 소외당했던 죄인들과 가난하고 억눌림을 당한 자들, 그리고 병들고 무거운 짐진자들에게 찾아가서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시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약속하고 사유의 은총을 베푸셨다. 또 하나는 자신의 뜻을 철저히 아버지 뜻에 복종하여 인류의 구속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십자가 위에서 희생하셨다. 우리도 이러한 예수님의 사랑과 희생을 본받아 인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루기 위한 거룩한 역사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생활 속에서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그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그 뜻대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매일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뜻 앞에 나 자신을 부인하고 기쁨으로 순종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우리가 주님의 뜻을 행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내 마음속에 벅차오르는 소원 때문이요, 사랑하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고자 하는 자녀로서의 사랑의 열심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우리는 그것이 곧 나의 생명이요 평안임을 알기 때문이다. 나의 하나님은 내가 나의 필요를 아는 것 그 이상으로 나의 필요를 아시고 내가 미래를 완벽하게 계획하는 그 이상으로 내 미래를 완벽하게 계획하시며 섭리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나는 기쁨으로 확신 속에 오직 그 하나님의 뜻만이 내 생을 통하여 이루어지기를 참으로 기도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어느 때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어디에서든지 하나님의 뜻대로”(리차드 벡스터 목사)라는 것은 우리들이 매일 드려야 할 필수적인 기도의 제목이요, 이 기도는 우리의 전 생애를 통해 배워가야 할 참된 기도의 정신과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