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 하나님(1)


"이스라엘의 왕인 여호와, 이스라엘의 구속자인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나는 처음이요 나는 마지막이라 나 외에 다른 신이 없느니라"(사44:6).


   “삼위일체 하나님”의 교리는 하나님은 삼위(三位) 즉 성부, 성자, 성령으로 존재하시면서도 동시에 한 하나님(一體)이시라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이 신비의 교리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께서 친히 성경을 통하여 자신을 그렇게 계시하셨기 때문이다.   


   구약 성경은 우리가 예배하고 사랑해야 할 하나님은 오직 한 하나님이심을 계속 증거하고 있다(신6:4-5, 출15:11, 왕상8:60, 사44:6-45:25). 그러나 동시에 구약은 여러 곳에서(2,300번 이상) 하나님을 복수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창1:26, 3:22, 11:7, 사6:8 등). 그리고 여호와의 사자를 하나님과 구별하면서도 어떤 경우에는 그를 “주” 또는 “하나님”으로 부르기도 하였다(창16:13, 출3:2-6, 민22:35, 38, 삿2:1-2, 6:11, 14, 13:2-22). 또한 성령을 하나님과 구분하여 완전한 신이신 독립된 인격체로서 언급하기도 한다(창1:2, 느9:20, 시139:7, 사63:10).   


   신약 성경에서도 하나님은 오직 한 하나님이심을 증거하고 있다(막12:29, 고전8:4-6, 엡4:6, 딤전2:5, 롬3:30, 약2:19). 구약에 잠재적으로 담겨있던 삼위일체 교리에 대한 가르침이 이제 신약에 와서 보다 분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신약도 여러 곳에서 우리의 구원을 이루시기 위하여 함께 사역하시는 하나님의 삼 위격(位格), 즉 성부, 성자, 성령에 대하여 증거하고 있다(마3:16-17, 28:19, 요14:15-23, 롬8: , 고전12: 4-6, 고후13:14, 엡1:3-14, 4:4-6, 살후2:13-14, 벧전1:2).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나타난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들을 세 가지 명제로 요약하여 말할 수 있다.   


   (1) 하나님은 삼위로 계신다. - 성부, 성자, 성령은 서로 구별이 되면서도 혼합되어 있지 않고 각자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의식하는 개별적 세 인격체이시다. 삼위 사이에 서로 구별되는 점은 “성부는 그 누구에게 속하시지도 않고, 어디에서나 나신 바 되지도 않고, 나오시지도 않고, 성자는 성부에게서 영원히 나시고, 성령은 성부와 성자에게서 영원히 나오신다”(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2장 3절)는 사실에 있다.   


   (2) 각 위(位)는 완전한 하나님이시다. - 성부 하나님은 분명히 완전한 하나님이시고(고전8:4.6, 딤전2:5-6, 마6:26,30-32, 막12:17,24-27), 성자 하나님(빌2:5-11, 히1:, 골2:9, 롬9:5, 딛2:13, 사9:6, 40:3, 요1:1-4, 20:28, 눅12:8-9, 마12:28, 막2:8-10, 요19:7, 20:30-31)과 성령 하나님(시139:7-8, 행5:3-4, 요16:8-11, 고전12:4-11, 2:10-11, 3:16-17, 6:19-20)도 완전한 하나님이시다.   


   (3) 하나님은 오직 한 하나님이시다. - 지금까지의 가르침만으로는 마치 완전 분리된 본체(being)와 본질(essence)을 가지고 있는 세 분의 하나님(三神論)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대로 성경은 동시에 각기 완전한 하나님이신 성부 하나님, 성자 하나님, 성령 하나님이 완전히 단일한 신성(능력과 영원성)과 동일한 본질을 가지신 한 하나님(신6:4-5, 딤전2:5, fah3:30, 고전8:6, 약2:19)이심을 가르친다.   


   교회사 속에 위의 세 가지 명제들 중에 어느 하나를 부인함으로써 삼위일체 교리에 대한 이성적인 설명을 제시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계속되어 왔다.   


   첫 번째 명제를 부인하는 자들(사벨리우스주의 또는 양태론)은 하나님은 한 하나님이시라는 사실(단일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삼위’로 계신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삼위’의 각 이름들은 단지 한 분 하나님이 다른 때에 다른 형태로 나타내시는 하나님의 다른 이름 또는 다른 면(단계)일 뿐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한 하나님께서 구약에서는 ‘성부’로 나타나시고, 복음서에서는 ‘성자’로 나타나시고, 오순절 이후에는 ‘성령’으로 나타나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성경이 분명히 계시하신 대로 세 분은 각각 구별되는 개별적 인격체이시라는 사실(요1:14, 18, 요15:26, 갈4:6)과 삼위 간의 개인적인 관계(마3:16-17, 요17: )를 부인하는 이단으로 정죄되었다.   


   두 번째 명제를 부인하는 자들(아리우스주의, 성자 종속설, 양자론)은 성자와 성령의 완전한 신성을 부인한다. 성부 하나님만이 절대적 의미에서 완전 유일한 참된 하나님이시고, 성자는 성부에 의해 “먼저 나신 자”(골1:15)로서 다른 만물이 창조되기 전에 창조되었고 다른 피조물들보다는 훨씬 더 위대하지만 모든 신적 속성에 있어서 성부와 동일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먼저 나신”은 삼위일체의 내적 관계의 경륜적 질서에 나타나는 위적 구별을 말하는 것이지 결코 성부에 대한 성자의 본체적 종속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부와 성자의 동질성을 반대하는 주장을 오늘날 ‘여호와 증인’과 같은 이단들에게서 여전히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주후 381년 콘스탄티노플 공의회에서 성경의 가르침을 떠난 이단으로 정죄되었다.     


   세 번째 명제를 부인하는 자들(다신론)은 하나님이 한 분뿐이심을 부인한다. 하나님은 삼위로서 개별적 세 인격체가 모두 완전한 하나님이시라면, 하나님은 세 분(삼신론)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삼위 하나님이 단일한 신성과 본질을 가지신 고로 사실상 한 하나님이심을 가르치는 성경의 명백한 증거와 상충된다.   


   삼위일체 교리는 기독교의 모든 교리를 총괄할 만큼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독교의 심장’과도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가장 많은 오해를 하고 있는 교리이며, 이단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교리가 되었다. 그 주된 이유는 삼위일체 교리가 사실상 신비 중에서도 신비여서 인간의 이성으로 다 이해하고 설명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비밀을 단순화하여 지성적으로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 교리를 우리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분명히 하나님은 세 위격(位格)이시며, 각 위격은 완전한 하나님이시고, 그럼에도 하나님은 한 분이시라는 각 사실들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삼위일체의 위격들이 어떻게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성경의 이러한 가르침들을 서로 어떻게 논리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완전히 알 수 없다.   


   따라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비밀을 교회가 온전히 설명하려고 한 적은 없으며, 다만 성경에 계시된 그대로를 조직적으로 재생함에 있어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삼위일체 교리를 만들었을 뿐이다. 사실상 우리는 세 분의 뚜렷한 구별이 가능한 위격들이 존재하면서, 각 위격이 완전한 하나님 자신이 되시고, 그럼에도 하나님은 나눔이 없는 한 하나님이 되실 수 있는 가에 대한 문제를 이성적 그리고 논리적으로 다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삼위일체 교리는 이성에 대립되는 모순과 비합리가 아니고 이성을 초월하는 신비의 사실이기 때문이다(시139:6). 그리고 유한한 인간 지식의 한계와 세상에 하나님과 동일한 존재가 없기 때문이다(사4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