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그리스도와의 연합(3)

 

저 안에 거한다 하는 자는 그의 행하시는 대로 자기도 행할지니라

(요일 2:6)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새생명을 소유하였고, 그리스도 안에서 풍성한 새생활을 누리는 자들이다. 이제 우리가 그리스도와의 연합 속에서 누려야 할 새로운 삶의 내용은 무엇인가?

 

(1) 우리는 이 연합 안에서 한 몸을 이루어 살아간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머리이신 그의 몸된 교회(빌 5:23) 안에서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상호연결이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롬 12:5, 고전 10:17)가 되도록 하였다. 따라서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즐거워”(고전 12:26)하는 것이다. 이렇게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는 옛날의 모든 적개심들이 사라지고 사람들 사이의 악한 차별은 깨어지며 또한 세속적인 신분의 판단 기준도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주자나 남자나 여자 없이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갈 3:28, 엡 2:13~20)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 안에서 우리는 하나이다. 남편이 그의 아내와 연합한 것처럼 교회는 그리스도에게 집단적으로 연합되어 있다(엡 5:31~32, 고전 6:17). 이 연합을 통하여 그리스도는 교회를 흠 없이 깨끗하고 거룩하게 하사 자신 앞에 “영광스러운 교회”로 세우시기를 원하신다. 베드로는 또 다른 은유를 사용하여 말하기를 예수 그리스도에게 나아오는 모든 신자들은 “산 돌 같이 신령한 집”(벧전 2:4~5)으로 세워져 간다고 하였다(엡 2:20~22).

모든 신자들은 건물의 벽돌이 서로 연결되어 의지하고 있는 것처럼 서로 연합하여 영원토록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도록 함께 부름을 받았다. 가장 놀라운 유추는 예수님께서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저희로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요 17:21)라고 기도하신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주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상호연합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완벽한 상호연합과 같이 되기를 위해 기도하셨다. 이것은 우리의 연합이 영원하다는 것과 완전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우리는 이 연합 안에서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을 살아간다.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를 본 받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요한은 “저 안에 거한다 하는 자는 그의 행하시는 대로 자기도 행할지니라”(요일 2:6)고 하였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온전히 본받아 행함으로써 매사에 그리스도를 존귀하게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빌 1:20). 신약 성경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모든 일에 있어 항상 그리스도를 본 받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삶으로 묘사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영접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영접하는 것(롬 15:7)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심 같이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는 것(엡 5:25),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용서하심같이 서로 용납하고 용서하는 것(골 3:13)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목숨을 버리심 같이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니라”(요일 3:16)고 하였다. 우리의 전 삶을 통하여 항상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면서”(히 12:2)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경주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엡 5:2, 빌 2:5~11, 살전 1:6, 요일 3:7, 4:17).

 

그리스도를 본받아 사는 삶은 고난 속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려 하셨기 때문에”(벧전 2:21), 그리스도인도 언제나 주님을 온전히 따라가기 위한 고난을 인내하며 잘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그 고난에 참예함을 알려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빌 3:10) 산다고 하였고(참고; 고후 1:5, 4:8~11, 히 12:3, 벧전 4:13),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받는 것은 장차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에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함”(롬 8:17)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고난과 시련을 통하여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더욱 성숙하게 하심으로 그리스도를 더욱더 온전히 닮아가도록 하신다는 것을 의미한다(약 1:2~4, 히 5:8~9). 그리스도께서 그 엄청난 고난에 직면하시기까지 성부 하나님께 완전히 복종하셨기 때문에, 오늘 우리의 복종과 신뢰 그리고 고난을 인내하는 것은 바로 그 그리스도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이요, 그를 온전히 영예롭게 하는 것이다(살후 1:10~12, 요 17:10).

 

이 세상에서 우리가 당하는 그 모든 고난을 친히 체휼하신 우리 주님께서 오늘 우리가 걸어가는 그 모든 고난의 길을 다 아시고, 고난 중에 부르짖는 우리의 기도를 말할 수 없는 연민 가운데서 다 들으시고, 또한 그러한 우리를 능히 도우실 수 있다는 사실은 실로 우리에게 무한한 위로가 된다(히 2:18, 4:15~16). 우리가 죽기까지 복종하신 그리스도의 그 철저한 순종의 삶을 본받아 살아갈 때, 장차 우리도 그리스도와 함께 그 놀라운 영광에 참여할 수 있음을 주님은 분명히 선언하셨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내 보좌에 함께 앉게 하여 주기를 내가 이기고 아버지 보좌에 함께 앉은 것과 같이하리라”(계 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