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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역사와 신학”

 

 

황인철 목사

1. 들어가는 말

 

한국교회가 급성장한 과거의 부흥역사를 보면서 한국 교회에 ‘부흥을 가져오게 된 요인이 무엇인가?’ 에 대한 책들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한국교회의 부흥의 요인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연구자들의 신학적인 입장에 따라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지는데, 진보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학자들은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외국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부흥운동에 대한 선교사 스스로의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던 상황에서 영적, 정신적 긴장감이 부흥운동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다는 입장이고 다른 부류는 복음주의적 입장에 서 있는 학자들인데, 이들은 성경공부, 통성기도 그리고 회개운동과 같은 일련의 목회적 차원에서의 영성운동이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평가했다.

본인 서평자는 박사 학위논문인 “한국교회의 성장과 부흥에 관한 연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책의 여러번 정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이 책을 저술하신 분은 저의 지도 교수이신 이상규 교수님이시다. 이 교수님은 저의 대학시절과 석사학위과정, 그리고 박사학위과정까지 줄곧 저의 지도 교수님으로 현재까지 봉직하고 계신다. 교수님의 저술을 제자가 서평하는 것은 불충과도 같은 일인데, 본인이 최근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책이기에 부득불 이 책을 선택하여 서평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리고 싶다. 이 책을 서평하되 2장에서는 특히 부흥과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이 책을 간략하게 요약하며, 한국교회의 성장과정과 요인을 소개하고,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부흥은 무엇이며, 그리고 부흥은 어떻게 오는가? 를 살피면서 현재 한국교회의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가? 하는 논제의 주제로 요약하고자 한다. 이어서 3장에서는, 비평을 하되 긍정적인 부분과 아쉬운 부분을 지적하면서 부흥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

 

 

2. 요약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에 복음이 전파되어 성장하게 되었는데, 한국이 외래종교에 대해서는 배타적이었던 한국전통과는 달리 한국에서의 기독교 수용은 다른 어느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급성장하였다. 특히 일제의 침약야욕이 노골화되고 청일전쟁(1894-95), 노일전쟁(1904-05)으로 국토가 유린당하고 민족이 수난을 당하는 그 고난의 시대에서 한국교회는 성장을 보이기 시작했다. 1895년 당시 기독교신자는 2,500명에 지나지 않았으나 1900년에는 12,600명, 1910년에는 73,180명, 1920년에는 92,510명 1930년에는 125,479명으로 성장하였고 해방당시는 약 3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1955년에는 약 60만명, 1965년에는 약 120만명, 1975년에는 약 350만명, 1980년의 경우 정부통계에 의하면 개신자 신자가 718만명으로 집계되어 있다. 그래서 1960년대 이후는 매 10년마다 배가 되었고, 1970년대 후반에는 하루에 6개 교회씩 설립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수적으로 말하면 1970년대 이후에는 매년 60만명씩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1990년에는 기독교신자는 1천 200만명으로 보고되었다.

 

한국교회의 성장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기독교의 수용과 교회성장은 그 시대의 사회현실과 깊은 관계를 지니고 있음이 증명되었다. 첫째, 한국교회는 미국교회의 결정적인 영향하에 있었다는 점이다. 문제는 미국선교사들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①성경에 대한 문자적 강조, 곧 비블리즘이다. ②신조나 신앙고백, 그리고 성례전에 대해서는 무관심함을 보였으며, 또한 ③부흥주의이다. 초기내한 선교사들은 대 각성운동이후 특히 영국에서 일어난 부흥운동의 결과로 일어난 복음주의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기독교 수용과 성장과정에서 한국이 일본의 통치하에 있었다는 사실이며 셋째는, 기독교의 한국수용은 중산층과 하층민들을 중심으로 전파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인들은 기독교라는 통로를 통해서 신분의 상승을 추구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부흥은 무엇이며 어떻게 오는가? 마틴 로이드 존스의 정의가 이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데, “성령께서 역사하실 때 교회의 생활 속에서 체험되는 현상”이라고 했다. 그래서 부흥은 두 가지 특징을 지니는데, 첫째는 교회 내 성도들이 영적 심화를 경험하게 되고, 둘째는 그 결과로서 교회밖에 있던 이들이 회심하는 역사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한국교회가 경험했던 바처럼 부흥은 단순히 수적 성장이나 발전이 아니라 영적인 변화와 각성이었다. 성장은 인간의 계획과 프로그램에 의해 어느 정도 성취될 수 있지만, 부흥은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 혹은 성령의 역사로 나타나는 돌연한 현상이다. 따라서 부흥은 일차적으로 한 개인의 영혼 속에 이루어지는 변화와 각성이며, 수적인 성장은 그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다음으로 핵심적인 문제는 사람이 부흥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라는 점이다. 한국과 18-19세기 부흥역사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은 부흥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부흥은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한국교회의 경우가 보여 주듯이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부흥의 배경들, 곧 사경회를 통한 말씀에 대한 진지한 관심, 성령의 역사에 대한 간구, 진정한 통회와 자복, 그리고 외국에서 일어난 부흥에 대한 정보를 통한 도전과 자극이 한국 1907년 전후의 부흥을 가져 왔을까? 우리는 명백하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도 부흥은 가능한가?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그런 사례는 부흥역사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부흥은 인간의 준비를 필요로 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라는 점에서 농부의 단순한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농부와 추수와의 관계를 비유를 들어 부흥이 어떻게 오는가? 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60년대 이후의 한국의 교회성장이 그렇게도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다음의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는데, 첫째는 박정희 정권의 경제제일주의의 영향이며, 둘째는, 서울 여의도순복음 교회의 조용기 목사의 영향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풀러신학교의 교회성장학파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90년대 이후부터 교회성장의 둔화현상과 예배 출석 감소현상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역사환경적 요인 때문이다. 우리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고난과 가난이라는 여정에서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살아왔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안정과 경제적 성장, 곧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인한 종교적 갈망의 쇠퇴현상이 가져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하여 앞으로의 한국교회의 과제는 첫째, 한국교회는 내적인 개혁을 시도해야 한다. 진정한 개혁은 성경적인 기독교, 혹은 본래적인 기독교에로의 회복이다. 둘째, 교회가 한국사회앞에 도덕적, 윤리적 개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 기독교적 가치와 기독교적 이상을 심어주도록 해야 한다. 셋째, 한국교회는 세계교회앞에 선교적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3. 서평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부흥에 관한 책들이 나와 있지만 “한국교회의 역사와 신학” 이란 책은 아마도 이상규교수님께서 저술한 저서 가운데 가장 공을 들인 저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본서는 한국교회의 역사적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듯이 마치 그림책을 보듯이 생생하게 보여주고 감동을 주는데, 그 이유는 이 책을 읽으면 다음의 네가지 점에서 유익을 주기 때문이다.

첫째, 이 책을 읽으면 뗏목을 타고 역사의 강줄기위에서 자신이 노를 젓고 있다는 인식과 감동을 받게 된다. 다시 말해서, 서양교회사를 한국교회사의 눈으로 인식하고, 한국교회사를 서양교회적 전통으로 헤아리는 원근법적 안목을 갖게 되며, 한국교회의 역사를 서양교회의 눈으로 읽고, 서양교회의 유산을 한국교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눈을 열어 주기 때문이다.

둘째, 이 책은 한국교회가 성장하게 된 배경과 성장의 요인을 시대별로 잘 요약해서 우리에게 많은 지식을 갖도록 하고, 특별히 ‘부흥이 어떻게 오는가?’ 라는 부분에서는 '역사 환경론’을 통해 역사를 새롭게 보고 해석할 수 있는 눈을 뜨게 해 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부흥에 대한 정확하고도 간단한 정의를 알게 한다.

셋째, 지금까지 그렇게도 성장했던 한국교회의 성장과 부흥이 90년대를 지나면서 둔화되고 감소되는 이유를 가장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는데, 그것은 사람들의 ‘삶의 질의 변화’라고 했다. 가난과 고난이 있을 때에는 하나님을 가까이 하지만 결국 인간의 삶이 편해지고 부유 하게 되면 하나님을 멀리하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가 있음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가난과 고난이 우리를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지름길임을 알게 되기에 고난에 처한 자들에게는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계기가 된다.

넷째는, 이 책은 한국의 시대마다 그 시대를 주도했던 인물들을 나열하고 그들의 생애와 사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록함으로써 목회자와 신학생 그리고 신학의 초보자인 평신도들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역사와 신학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사전과도 같은 책이다.

 

본 저서는 한국교회의 역사와 신학을 잘 분석하여 한국교회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도록 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찬사를 아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부흥운동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당시 상황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며, 그의 역사 접근방법, 즉 “역사환경론적 접근 방법”은 타당한 접근 방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두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부흥운동을 일으킨 내 외적인 요인들을 좀 더 목회학적인 관점에서 초점을 맞추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이 책이 너무 교회사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서평자 본인이 목회자이기에, 당시 부흥운동과 함께 일어난 가시적인 현상들 예를 들면 전도나 사회봉사와 성경공부 그리고 기도회 등과 같은 내용들이 빠져 있는 것은 목회자가 보는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든다.

둘째는, 이 책은 모두 과거를 예리하게 잘 분석하여 현재의 한국교회가 감소하게 된 요인까지 잘 분석하였는데, 거기에 미래지향적인 대안은 약하다는 점이다. 물론 이 책은 목회에 관한 책이 아니라 역사와 신학이라는 제목이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국교회 부흥운동을 분석하는 가운데 과거의 부흥운동과 현재의 한국교회의 부흥운동을 비교하여 차이점과 대안을 제시해 주었더라면 하는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아쉬움은 아직 나 자신이 신학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목회자의 욕심에서 나오는 아쉬움이기에 새로운 학문적 기틀을 마련해 주신 교수님께 아쉬움이 있다고 하여 결코 과소평가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 역사와 신학적인 측면에서 부흥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기본적인 방향을 정해 주셨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 있는 책이라 생각하고 내 자신이 목회자로서 신학을 공부함에 있어서 한국교회를 이해하는 교과서로 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