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개혁주의학술원에서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총서’ 제6권을 펴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희 연구원에서는 이미 『칼빈과 교회』(제1권, 2007), 『칼빈과 성경』(제2권, 2008), 『칼빈과 사회』(제3권, 2009), 『칼빈과 영성』(제4권, 2010), 『칼빈과 예배』(제5권, 2011) 라는 주제의 단행본을 출간 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칼빈과 종교개혁가들』이라는 주제로 11편의 논문을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개신교학자들에게 있어서 종교개혁사 연구는 가장 매력적인 연구 분야였습니다. 19세기의 소위 ‘루터 르네상스’ 이후 종교개혁사 연구는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였는데, 대표적인 학자들로는 칼 홀(K. Holl), 에밀 두메르고(Emile Doumergue), 파커(T. H. L. Parker), 베인톤(Bainton), 스탠포드 리드(Standford Reid) 등입니다. 1970년대 이후에는 더 많은 학자들이 16세기 연구에 몰두하였고 다수 인사들이 세계칼빈학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종교개혁사 연구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고 수많은 단행본과 개설서들이 출판되었습니다. 종교개혁사에 관한 방대한 전집, 예컨대 Corpus Reformatorium이나 Opera Selecta)의 출간은 이 점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경우 칼빈탄생 500주년을 기념한2009년 전후 한국에서도 상당한 양의 칼빈관련 논문이 출간되었고, 그 일부가 『칼빈과 한국교회』, 『칼빈의 성경해석과 신학』, 『칼빈의 구원론과 교회론』이란 제목의 단행본으로 추간되었습니다.
 
   칼빈연구를 포함한 최근의 16세기 연구는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눌수 있는데, 사회학적 연구, 주경사적(exegetical history) 연구, 그리고신학사적 연구가 그것입니다. 사회학적 접근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은 로버트 킹돈(Robert Kingdon), 윌리엄 몬터(William Monter), 지니 올슨(Jeannine Olson), 윌리엄 인네스(William Innes) 같은 학자들입니다.  16세기 연구에 있어서 주경사적 접근을 하는 이들로는 파커(T. H.  L.Parker)를 비롯하여 대이비드 스테인메쯔(David Steinmetz), 데이비드 라이트(David Wright), 수잔 슈라이너(Susan Schreiner), 이레나 베쿠스(Irena Backus) 등이 있습니다. 또 신학사적(神學史的) 혹은 지성사적(知性史的) 연구에 집중하는 이들이 브렌덴 브라드쇼(Brendan Bradshaw),에아몬 두피(Eamon Duffy), 알리스터 맥그래스(Alister McGrath), 침례교학자인 에스텝(William R. Estep), 오버만(Heiko A. Oberman) 등이 있습니다.

 
신학사적 연구는 그간의 루터, 츠빙글리, 칼빈 등 소위 3대 개혁자들 외에도 그 이후의 개혁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 개혁자들 상호간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런 경향을  반영해 주는 일예가 빌헬름 노이저(Wilhelm H. Neuser)와 헤르만 셀더 호이스(Herman J. Selderhuis)가 화란의 스베이꺼르의 퇴임을 기념하여 편집한 Ordenlich und fruchtbar (Leiden, 1997)같은 책입니다. 이 책에는 14명의 학자들의 16세기 개혁자들의 사상과 개혁자들 상호 관련성에 대해 논구하였습니다. 이런 연구는 최근에 와서야 비로소 시도된 것은 아니지만 1980년대 이후 상당한 발전이 있었고, 이런 연구는 종교개혁신학을 보다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런 신학연구 경향에 부응하여 이번에 『칼빈과 종교개혁가들』이라는 주제로 “칼빈과 루터”를 비롯하여 “칼빈과 재침례파” 등 11편의 논문을 게재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사상사적 연구가 16세기, 칼빈과 그 시대, 개혁신학의 연속성과 단절성, 혹은 개혁자들 상호간의 내적 일치와 불일치 등을 헤아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번에도 옥고를 주신안인섭, 신정우, 황대우, 이신열, 이성호, 임원택, 김진흥, 이남규, 박상봉, 조진모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논문의 내용상 파렐이 앞부분에 와야하지만 원고가 가장 늦게 도착하여 부득불 마지막에 붙이게 되었음을 널리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2012년 3월 5일

개혁주의 학술원장 이 상 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