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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욱||2000년 09월 01일|464page||||||이 논문은 1991년에 독일의 Peter Lang출판사를 통해 출판되었는데 바로 위 한글 책의 원본이다. 황교수는 물론 학위논문을 문자 그대로 번역해 놓은 것은 아니다. 내용은 변한 것이 거의 없지만 각주들은 어느 정도 편집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칼빈 최초의 신학적 저술인 [싸이코파니키아]를 역사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것은 [싸이코파니키아]가 쓰여 지게 된 동기와 배경, 그리고 본문을 상세하게 분석한 뛰어난 논문이다. 한마디로 황교수의 이 논문은 이후로 칼빈의 [싸이코파니키아]를 연구하려는 사람이면 누구나 반드시 언급하거나 다루고 넘어가야할 만큼 이 부분에서 확고한 자리를 확보한 훌륭한 논문이다. 이 논문으로 황교수는 세계 칼빈 학계에서 주목받는 한국 칼빈 학자로 급부상했다.

 칼빈의 초기 사상을 알고자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매우 유용하다. 가톨릭의 칼빈 학자 가녹지(Ganoczy)의 [젋은 칼빈](Le jeune Calvin)이 칼빈 초기 사상 연구의 기폭제가 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황정욱 교수의 박사학위논문이 칼빈 학계에서 주목을 받은 후 칼빈의 [싸이코파니키아]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칼빈의 초기 사상 연구가 이전보다 훨씬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 책에서 황교수는 자신의 방대한 역사적 식견과 16세기 상황과 당시 저술가들뿐만 아니라 초대 기독교 교부들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모든 분석과 진술이 재고의 여지없이 확고한 것만은 아니다. 사건과 사건, 주장과 주장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는 추정이라는 연결고리를 사용한다. 이러한 추정은 어느 논문에서나 사용됨으로 이것 자체가 하자는 아니다. 다만 그 추정의 근거 자료가 얼마나 확실하고 설득력이 있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모든 논문은 이 점에서 강점과 약점 모두를 안고 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여러 견해들 가운데 하나를, 모두의 견해를 낱낱이 조사하지 않은 채 단순히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황교수의 논문 역시 이런 점에서 예외가 아니다.

 확정적일 수 없는 추정의 경우 예를 든다면 58의 “루터파”와 관련된 주장, 60의 기독교강요와 관련된 주장 및 61의 종교개혁과 교회분열에 대한 주장, 63의 뒤푸르와 주장에 대한 동의, 78부터 다루는 꼽 총장 연설의 저작권 문제, 97의 11)번 주장, 113의 마지막 문장의 추정, 118의 4-9번째 줄의 추정, 142의 catabaptistae와 관련된 주장, 146의 유기체 사상의 유래에 대한 추정, 166의 “그러므로 그는 아마 종교 박해 때문에 망명을 강요받은 것은 아니었다.”는 추정, 170의 “그는 당시 바젤 교회의 대표 미코니우스와 접촉하지 않았다.”는 단정, 203의 마지막 문장 “이것은 그가 아직 히브리어 지식이 없었음을 추측케 한다.”는 추정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예들은 모두 필자의 견해에서 제시된 것이다. 이것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앞으로 더욱 상세하게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 많긴 하지만 위의 책은 한국 사람이 쓴 칼빈 초기 사상에 대한 최고의 연구서요 안내서임에는 틀림없다.|황교수는 1990년 독일 부퍼탈(Wuppertal)에 있는 신학교의 한스 숄(Hans Scholl) 교수 지도 아래 [젋은 칼빈과 그의 싸이코파니키아](Der junge Calvin und seine Psychopannychia)라는 논문으로 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