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보>

 

“개혁신학과 목회, 베자·도르트 총회 가르침 받다”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 제14회 종교개혁 기념 학술세미나

 

▲ 고신대학교 개혁주의학술원은 2019년 10월 30일(수) 오후 2시 고신대 손양원홀(비전관 401)에서 ‘개혁신학과 목회: 베자와 도르트 총회의 가르침’이라는 주제로 제14회 종교개혁 기념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부산=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부산=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 종교개혁자들은 흑사병 등 전염병으로 인한 병을 어떻게 이해했으며, 당시 슬픔과 좌절에 빠진 그리스도인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을까?


이에 대해 양신혜 박사(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는 베자의 ‘흑사병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을 중심으로 살폈다. 이 글은 흑사병이 어떤 병인지, 흑사병이 발발할 때 목회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다룬 지침서다.


“베자는 그리스도인의 양심적 판단에 따른 윤리적 행위 이전에 하나님 계명의 절대성을 전제한다.”
이 같은 주장은 양신혜가 2019년 10월 30일(수) 오후 2시 고신대 손양원홀(비전관 401)에서 ‘개혁신학과 목회: 베자와 도르트 총회의 가르침’이라는 주제로 열린 고신대학교 개혁주의학술원(원장 이신열 교수) 제14회 종교개혁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제기한 것.


‘고난 중에 핀 꽃: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베자의 흑사병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발표한 양신혜는 흑사병이 발생했을 때 마을을 떠나는 것과 관련,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 마을을 떠나는 것은 명백한 죄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떠나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사랑의 계명을 어기는 행위이며, 자신의 임무와 소명의 자리를 내팽개치고 떠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베자에게서 이웃 사랑은 하나님의 명령이기에 윤리적 행위를 판단하기 위한 절대적인 척도”라고 설명했다.


양신혜는 “베자뿐만 아니라 동시대인들은 동일하게 흑사병의 발발원인을 인간의 악한 행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로 여겼다. 종교개혁자들은 하나님의 전능을 하나님의 섭리와 연결해 하나님께서 그의 뜻에 따라 악을 어떻게 다스리는지를 주요 논제로 부각시켰다.”며 “우리는 하나님의 진노 앞에서 하나님이 이 흑사병을 통해서 원하시는 게 무엇인지 깨달아야만 한다. 베자도 흑사병을 하나님의 징벌이라는 동시대의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데 하나님은 인간의 눈길을 다시 하나님께로 돌리기 위해서 병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강조한다.”고 제기했다.


그에 따르면 베자에게 흑사병은 개인적 체험을 넘어서 공동체의 붕괴를 낳는 고난이자 그의 신앙을 시험하는 계기였다. 그는 흑사병일 것으로 추정되는 병으로 인해 죽음의 목전에서 신앙의 결단을 내렸다.


양신혜는 “베자는 ‘흑사병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으로 당시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위로와 양심의 평화를 주고자 했다. 흑사병, 이성을 넘어 발발한 전염병 앞에서 영적 무기력에 빠진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도록 권면했다.”고 전제하고, “베자는 △믿음은 영원 전 하나님이 예정한 초자연적인 초대이며 악과 싸우는 성화의 출발점임을 분명하게 나타냈다. △베자는 실천적 목회자이다. △하나님이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그의 섭리에 따라서 이루는 방식에 주목한다.”며 “이 땅에서 이뤄지는 모든 고난과 역경에는 하나님의 목적이 있으며 하나님께서는 그의 섭리 안에서 그 목적을 이룬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 발표자 정요석 양신혜 박사, 논평 황대우 박사 (부산=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2019.10.30

이와 함께 정요석 박사(세움교회 담임목사)는 ‘도르트 총회와 신경이 갖는 목회적 성격’이란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두 명의 발표 후 황대우 박사(개혁주의학술원책임연구원)의 논평과 함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정요석은 이 논문에서 도르트 신경이 신학적이고 학문적인 면이 있는데 목회적 관점에서 대중적이고 보편적으로 기술됐다는 것과 다른 신앙고백들과 비교할 때 사용된 단어들과 문장들이 아니라 전개된 논리에서 대중적이고 보편적임을 살피면서 도르트 신경을 대중적이고 보편적으로 가르치는 하나의 방식을 그의 목회 경험에 근거해 제시했다.


그는 “1618년 11월 13일부터 1619년 5월 9일까지 도르트에서 열린 도르트 총회는 신학자들과 학문성이 있는 목사들을 초청해 신학의 첨예한 논쟁을 신학적으로 해결했다.”며 “도르트 신경은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정요석에 따르면 도르트 신경의 공식 명칭은 도르트에서 1618년과 1619년에 열렸던 화란 개혁교회의 국가 총회가 영국, 독일, 프랑스의 개혁교회의 많은 뛰어난 신학자들과 함께 화란 개혁교회에서 논쟁이 된 다섯 가지 교리 조항들에 대해 내린 결정이다. 도르트 신경의 각 장은 서로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 항론파의 견해 10개 항과 도르트 신경의 18개 항은 개수가 아니라 논리 전개에서 차이가 있다. 항론파의 견해는 선택 교리에 대해 주로 선택과 직접 관련된 내용만을 언급한다면 도르트 신경은 일반 성도가 선택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선택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사항들을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정요석은 도르트 신경을 대중적이고 보편적으로 가르치기와 관련해서 “도르트 신경을 더 대중적이고 보편적으로 만들려면 목회자가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것은 평상시에 독서와 관찰과 경험과 사색을 통해 이뤄진다. 도르트 신경을 대중적으로 만들려면 대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목회자들이 도르트 신경을 교회에서 설교하고 가르칠 때 동시에 예배 규범과 정치 규범과 권징 조례를 가르치고 시행해야 한다. 교회에서 칼뱅주의 5대 교리를 가르치는 목회자들 중 상당수는 도르트 신경의 논리 구조가 아니라 사변적이고 철학적인 방식으로 가르치는 경향이 있는데, 앞으로 도르트 신경을 참고해 가르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국희 기자 cookie022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