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파이파 교수가 본 ‘칼빈의 신학과 목회’②

[기독교보 2009-03-04 10:33:05]조회 : 221

 

 

칼빈의 예배관, ‘하나님이 명하신 방식대로 예배’

 

예배의 요소들 사도행전 2장 42절에서 기본 뼈대 찾아

 

공 예배에서 무릎 꿇는 자세 옹호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은 지난 2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삼양교회당에서 ‘칼빈의 신학과 목회’란 주제로 제32기 정기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에서 주제 강의를 한 조셉 파이파 교수(미국 그린빌 신학교 학장)의 강의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편집자 주-

 

 

사사시대 교회의 상황을 영적 아나키(무질서) 상태로 묘사하고 있다. 오늘 우리 시대의 문화, 교회 속에서도 그러하다. 특히 이러한 상태는 예배 영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장로교회나 개혁교회의 예배 형태는 기본적으로 일치했다. 그것은 국가를 초월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예배의 모습이 매우 달라지고 있다.

 

 

 

 

 

 

파이파 교수는 “예배에서 종래의 일치는 성경적 예배관에 대한 공통된 헌신으로 비롯됐다. 이런 성경적 기초를 잘 정리해낸 사람이 존 칼빈”이라고 주장하면서 “칼빈은 성경을 바탕으로 해서 ‘예배에 관한 규범적 원리’를 발전시켰다.”고 설명한다.

 

종교개혁 당시 예배 행위와 관련, 두 가지 원리들이 개진됐다. 루터는 성경이 금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든지 우리가 예배에서 행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 존 칼빈은 성경을, 특히 제2계명을 연구하고 내린 결론은 루터측이 보다 충분히 개혁의 방향으로 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칼빈은 우리는 성경에서 방증(warrant)을 찾을 수 있는 것으로만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입장을 보통 ‘예배의 규범적 원리’라 부른다. 이것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안 세 군데에 그 표현이 나타나 있다. ‘성경에 제시되지 않은 다른 어떤 방식을 따라 예배되어서는 안 된다’(ⅩⅪ.1.) 등이 그것. 현대의 일부 사람들의 주장과 달리 칼빈과 개혁교회는 제2계명에 대한 이와 같은 해석에 전적으로 일치된 견해를 나타냈다.

 

그럼 칼빈의 ‘규범적 원리’가 어떻게 발전되고 있는지, 그의 예배의 원리들은 무엇이며, 그 실제적 형태들은 어떠했는지 살펴보자.

 

 

■ 예배의 규범적 원리…믿음의 확신 가운데 예배

“예배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우리가 하나님께 나가기 위해서는 그가 명하신 방식대로 해야만 한다.” 칼빈이 강조하는 내용이다. 칼빈은 ‘기독교 강요’에서 순전한 종교는 미리 규정된 예배를 필요로 한다고 논한다. 칼빈은 이와 같은 원리를 제2계명의 해설로부터 도출해내고 있다. 그는 제2계명의 목적과 관련, “하나님은 우리의 어리석은 마음들이 무지하게 고안해내기 쉬운 하찮고도 육욕적인 예식들로부터 우리를 온전히 불러내시고 퇴각시킨다. 그리하여 그는 우리로 하여금 그의 적법한 예배, 곧 그 자신이 세우신 영적 예배에 우리가 맞추어가도록 하신다.”고 밝히고 있다.

 

칼빈은 신명기 12장 32절과 관련해서도 하나님께서 그의 말씀 가운데 인정하신 것 외에는 다른 어떤 적법한 예배가 없다는 사실과 순종이야말로 모든 경건의 어머니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칼빈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WCF)이 예배의 ‘정황’이라고 부르고 있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각 교회들이 일정한 지침을 따라 어떻게 예배를 드릴 것인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한 면에서 예배의 ‘요소들’과 또 다른 면에서 예배의 ‘정황 및 형식’ 사이의 구분은 ‘웨스트민스터 예배 모범’의 서문 속에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다.

 

데이빗 고던은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린다. “예배의 ‘요소들’이란 성경이 가르치는 대로 예배에 꼭 있어야 할 본질적인 것들을 가리킨다. 예배의 요소들이야말로 예배를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예배의 ‘정황들’이란 예배의 요소들을 어떻게, 언제, 어디에서, 또 어느 정도로 행할 것인가를 고려하는 것이다.”

 

형식이란 예배의 각 요소의 정확한 내용을 가리킨다. 노래나 시편 찬송 고르기, 예배 순서 정하기, 공동기도문 및 자유기도 사용 여부 등이다. 칼빈은 예배에 일어난 변화와 유대인들이 그리스도를 거부한 일과 관련, 하나님은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비롯되는 믿음의 확신 가운데서만 바르게 예배를 드릴 수 있으며, 또한 이에 따라 그 말씀을 버리는 자는 누구나 우상숭배에 빠지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칼빈은 ‘교회 개혁의 필요성’이란 글에서 △하나님을 어떻게 바르게 예배할 지 아는 지식 △어떻게 구원을 얻을 것인지 그 원천을 아는 지식을 기독교의 본질로 제시하면서 우리가 하나님의 예배를 훼손시킬 때 우리의 구원의 길도 잃게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우리가 인간의 상상에 따라 하나님께 나아가면 결국 우리는 구원의 이르는 바른 길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이해했다. 칼빈은 출애굽기 20장 8절에 하나님의 질투와 관련하여 “특별히 하나님께서 이것을 느끼시는 때는 가장 순전하게 지켜져야 할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든지, 아니면 어떤 미신적인 것으로 오염시킬 때이다.”고 설명한다. 하나님은 그의 질투 때문에 잘못된 예배를 미워하신다.

 

 

■ 예배의 원리들…하나님 말씀 중심 등 4가지 제시

갓프리 박사는 그의 저서 ‘칼빈과 하나님께 대한 예배’에서 칼빈의 예배관으로부터 네 가지 원리들을 도출해내고 있다.

 

첫 번째 원리는 하나님의 말씀의 중심성이다. 말씀이 우리의 예배를 규정해야할 뿐만 아니라, 말씀이 또한 우리의 예배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 칼빈은 때로 그의 예배에 대한 이해가 지나치게 성경주의자이며, 그의 예배가 너무 교육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두 번째는 영성이다. 예배의 영성 원리는 제2계명 속에 확립돼 있다. 요한복음 4장 24절에서처럼 하나님은 영으로서 예배 받으셔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의 형상을 만든다든지, 아니면 형상을 통해 그를 예배한다든지 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칼빈은 요한복음 4장 23절 주석에서 구약 예배와 달리 신약 예배가 어떤 의미에서 영적인지 설명하면서 “하나님은 모든 시대에 우리의 믿음과 기도, 감사, 마음의 순결, 그리고 생활의 깨끗함으로 예배받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은 다른 어떤 제사들을 기뻐하지 않으신다.”고 말하고 있다. 갓프리에 따르면 칼빈의 영성 원리의 또 다른 한 측면은 영적 승강이다. 칼빈은 그리스도인들이 예배 가운데서 하늘로 오르는 것이라고 보았으며,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을 하늘에서, 참 성소에서 예배해야 한다는 것.

 

세 번째 예배의 원리는 영성과 가까운 관계에 있는 것으로 단순성의 원리다. 구약 예배는 대단히 복잡하고 장식적인 행위들과 상징들로 특징된다. 이는 모두가 그리스도를 가리키며, 또한 우리와 그와의 관계를 가리킨다. 반면 신약 예배는 단순성이 그 특징이다. 우리의 예배는 그리스도와 그가 성취한 사역이 가득하기 때문에 두 가지 물리적 상징들(세례와 성찬) 외에는 모든 것이 단순하다. 예배의 단순성은 예배의 이동성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동성’이란 우리의 예배를 어디에나 들고 갈 수 있고, 또 어느 곳에서나 드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하나님이 예배에서 원하는 모든 것은 들고 다닐 수 있다. 그렇다고 교회 건물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네 번째 원리는 공경의 원리다. 모든 사람이 다 하나님에 대한 일반적 차원의 희미한 공경을 갖고 있지만, 진실로 그를 공경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존 머리는 “우리의 예배는 많은 부분에 있어서 불공경의 혐의 아래에 놓여 있고, 따라서 정죄 아래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예배에서 공경이 많이 상실됐다는 것. 칼빈과 그의 예배 원리를 따라는 사람들은 오늘날 이 공경을 강조한 나머지 예배에서 즐거움의 요소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비판을 종종 받고 있다. 그러나 칼빈은 예배에서 감정의 표현에 대해 결코 반대하지 않으며, 성경이 조화를 강조하고 있음을 믿었다.

 

 

■ 예배의 실제…예배의 제식 단순해야

칼빈은 예배의 요소들을 사도행전 2장 42절에서 기본 뼈대를 찾고 있다. 이에 교회의 모임이 말씀과 기도, 떡을 뗌과 구제 헌금 없이 이뤄질 수 없음을 보여주는 불변의 규칙이 됐다. 칼빈은 예배의 제식들이 되도록 적고 단순해야 한다고 믿었다. 당시 예배 순서는 예배에의 부름, 기도, 죄의 고백, 감사, 간구, 성경봉독과 설교, 신조와 주기도의 사용, 계명의 낭독, 성례의 사용(매주 성찬 시행), 시편 찬송, 헌금, 축도로 돼 있다. 찬송과 관련해서 칼빈은 공예배에서 찬양대와 악기의 사용을 없앴다. 칼빈은 노래 자체는 예배의 본질적 요소로 보았다. 왜냐하면 그것은 기도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예배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성경은 기도와 예배 시의 자세와 관련하여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다. 성경을 읽을 때, 일어서는 자세나 기도할 때, 서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 함께 아멘을 하는 것 등이다. 칼빈은 공예배에서 무릎 꿇는 자세가 적합한 것으로 옹호하고 있다.

 

칼빈은 설교자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하나님을 대신하여 말하며, 또한 하나님께 그 백성을 대신하여 말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칼빈은 목사가 예배를 자신의 직무 수행의 일환으로 그 예배를 인도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런 원리에 대해 예배 참여에서 회중의 역할을 제한한다는 반대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갓프리는 칼빈의 반응이 두 가지로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비판은 그리스도의 교회에서 목사의 중요성을 감하는 것이 되며, 칼빈은 회중이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답할 것으로 보았다.

 

이국희 기자 cookie022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