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와의 연합
그리스도와의 연합이라는 개념은 칼빈의 성찬 교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 연결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그가 성찬에 관해서 말하는 것의 아주 적은 것도 이치에 맞지 않게 된다. 우리는 먼저 성육신의 목적에 관해서 칼빈이 주장하는 바에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따라서 하나님의 영원한 아들이시며 아버지와 동등한 본질과 영광을 지니신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몸을 취하셨는데 이는 양자삼음의 권한에 근거하여 우리에게 그가 본성적으로 지니셨던 것을 우리에게 전달하시기 위한, 즉 우리를 하나님의 아들들로 삼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는 우리가 믿음으로 그리스도의 몸에 접붙임을 받을 때 이루어진다. …
더욱이,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자신을 보여주시고 우리 안에 이러한 효과들(대속, 전가, 그리고 중재)을 유발하시는 것은, 그가 우리와 하나 되시기 위한 것이며, 우리가 그의 몸에 접붙임바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가 우리의 머리가 아니라면 그는 그의 생명을 우리에게 불어 넣지 아니하신다. 그로부터 모든 관절을 통해서 적합하게 결합된 몸 전체가, 그의 사역에 근거해서, 각 지체에 비례하는 몸의 성장을 이루게 된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서만 우리가 그의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성육신을 통해서 그가 인간의 몸을 취하셨기 때문에 우리가 그와 연합될 수 있다고 칼빈은 주장한다. 웬델은 "하나님과 우리의 접촉은 성육신하신 그리스도의 중재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앞으로 살펴보게 될 것이지만, 칼빈의 성찬론은 그리스도와의 신비로운 연합이라는 개념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칼빈은 성찬에 있어서 "그리스도께서 자신이 생명을 주시는 떡임을 확증하시며 이 떡을 먹어 우리 영혼은 참되고 축복된 영생에 이르게 된다(요 6:51)."고 밝힌다. 떡과 포도주의 성례전적 표징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부터 우리가 받는 비가시적 양식을 나타낸다." 칼빈은 실재 자체의 본래적 성격이 비가시적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와의 연합과 교제의 이 신비가 가시적 표징을 통해 가시화된다고 설명한다.
신자의 그리스도와의 신비한 연합에 대한 칼빈의 설명은 더욱 연구할 가치를 지닌다. 에베소서 5:30을 주해하면서 칼빈은 사도 바울이 사용하였던 "우리는 그의 몸, 그의 살, 그의 뼈의 지체임이니라"는 표현의 의미를 설명한다. 칼빈은 바울이 "단순히 그리스도가 우리 본성의 참여자라는 사실을 의미하지 않으며 오히려 더 고상한 의미를 …. 더욱 강조하여 표현한다."고 밝힌다. 31절을 주해하면서 그는 이 연합이 의미하는 바를 더욱 자세히 설명한다:
하와가 그녀의 남편의 실체를 사용하여 지음 받았듯이, 그래서 그녀가 그의 일부분이었듯이, 우리가 그리스도의 참된 일원이라면, 우리는 그의 실체를 함께 나누며, 이러한 나눔에 의해서 하나의 몸으로 연합된다. … 바울은 우리가 그의 살과 그의 뼈의 일원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성찬에 있어서 우리가 그의 몸을 누리고 영생에 이르도록 이를 먹을 수 있도록 나누어 주신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워해야 하지 않는가?
루터주의자 헤슈시우스(Heshusius)에 대한 답변에 있어서 칼빈은 신비로운 연합의 성격을 더욱 분명히 강조하였다:
나는 이 연합을 신적 본질에 국한시키지 않고, 이 연합이 그의 살과 피에 속한 것이라고 확언한다. 단순히 ‘나의 영혼’이라 하지 않고 ‘나의 살이 진실로 양식’이라고 말하며, 단순히 ‘신성’이 아닌 ‘나의 피는 진실로 음료’라고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살과 피의 이 교제를 공통된 본성에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해석하지 않는다. 인간이 되심으로써 그리스도는 우리를 형제애적 친교를 통해 하나님의 아들로 만드셨다. 그러나 나는 그가 취하신 우리의 육체가 우리 영적 삶의 소재(material)가 됨으로써 우리를 살리는 것이라고 확증한다. 그리고 나는 어거스틴의 다음 견해를 기꺼이 수용한다. 하와가 아담의 갈비뼈에서 지음 받았듯이, 우리 삶의 기원과 시작이 그리스도 편에서 우리에게로 흘러나온다. 비록 내가 징표와 상징되는 것을 구분하지만, 단지 공허하고 그림자만 지닌 상징만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으며 분명히 떡은 그리스도의 살과 피에 대한 교제와 이것이 상징하는 바에 대한 확실한 서약이라고 선언한다.
(번역: 이신열)